서툰댄서
서툰댄서 · 네트워크를 꿈꾸는 자발적 실업자
2023/07/28
선거제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공론조사의 의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몇 번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지만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모순 중 하나는 민주주의에서 공적 의사결정의 궁극적인 주체가 일반 국민이지만, 그 국민들에게는 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동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몇십만원짜리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서도 선택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 가전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공부하기도 하고 여러 회사의 제품들을 검색하고 비교하기도 하고 다양한 모델들의 가성비와 특장점을 따져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적인 문제에 대해 적합한 견해를 갖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나요? 수십만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일부러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적절한 견해를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한 개인의 견해가 공적인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유권자 한 사람의 투표로 인해 투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것과 마찬가지 원리에서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공적인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주로 오락적인 동기에서일 것입니다. 공포의 감정을 즐기기 위해서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분노, 적개심, 같은 편에 대한 일체감, 어리석은 주장에 대한 경멸 등 다양한 감정을 즐기기 위한 것이 정치 참여의 주된 동기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야깃거리를 얻을 수도 있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도 있겠구요. 물론, 자신과 직접적으로는 무관하더라도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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