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2024/11/15
2009년부터 2010년은 참 어두웠던 시절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딸아이를 낳고 나니 둘째를 가지고 싶었다. 딸아이가 별로 큰 어려움 없이 생겼기 때문에 둘째도 쉽게 생길 줄 알았다. 그렇지만 마음과는 달리 소식이 없었다. 임신하면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높은 체온이 유지된다. 그래서 매일 체온을 재는 것이 정확한 임신 신호가 된다. 어느 날부터 체온이 높아진 다음 떨어지지 않고 높은 체온이 계속되었다.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들뜬 마음을 꾹 누르고 해본 임신 테스터기에는 반가운 두 줄이 보였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조심조심 생활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체온이 떨어져서 평상 체온을 가리키고 있었다. 심장이 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믿고 싶지 않았다. 잠깐 체온계가 고장 난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불안했다. 떨어진 체온은 다시 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의 줄기를 붙잡고 나는 침대에 누워서 응원했다. 살아남거라. 살아남거라. 그러나 아랫배가 아프기 시작하고 나의 두 번째 임신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나는 화장실의 변기를 끌어안고 대성통곡했다.
내가 그럴 줄은 몰랐다. 나는 자연유산에 대해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태아로서 제대로 자라날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유산을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노산인 내가 자연유산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았다. 위태위태하게 임신을 지속해서 위태위태한 아기를 낳아 계속 걱정을 하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정리하는 것이니 얼마나 깔끔한가? 만나지도 않고, 안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기도 전에 하는 작별 인사는 일상에 그다지 큰 영향이 없을 터였다. 조기 유산했다고 몇 주 만에 자연 유산했다고 슬퍼하는 따위 감정적인 낭비란 내 사전에는 없었다.
변기를 부여잡고 울면서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 한두 마디 크기의 핏덩이를 보면서 마치 자식을 잃은 것처럼 울었다.
첫 번째 유산의 경험에서 회복...
교양 강좌하실 때 조교를 했습니다. ㅎㅎㅎ 인류학과 대학원생들은 4학기 내내 BK장학생에 들지 않는 한은 '진화와 인간사회' 조교를 한 번씩은 거치는 듯 합니다 ㅎㅎㅎ 반갑습니다!
@서형우 박 교수님 수업 조교 하셨군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신기합니다! 진화를 연구하면 신앙과는 거리가 멀지 알았는데, 제가 대학원 시절 잠시 수업 조교를 맡았던 박한선 교수님도 그렇고, 이상희 교수님도 독실한 신앙인이시군요 ㅎㅎㅎ
@서형우 박 교수님 수업 조교 하셨군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신기합니다! 진화를 연구하면 신앙과는 거리가 멀지 알았는데, 제가 대학원 시절 잠시 수업 조교를 맡았던 박한선 교수님도 그렇고, 이상희 교수님도 독실한 신앙인이시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