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보다]병원과 한의원 사이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3/02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간다. 
기능이 하나씩 망가지고, 기억도 사라지고 있다. 
병원에서는 현재로서는 딱히 할 수 있는 치료가 없고 두 달간 지켜보자며 퇴원시켰다. 
조금씩 병세가 악화되고 있다. 

지방병원에서도, S대학병원 의사에게도 이렇다 할 치료도 설명도 얻지 못한 내가 찾아간 곳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으로 병원에서도 친절하게 듣지 못한 엄마의 병(수두증, 머리에 척수액이 차는 증상, 그로 인해 걷지 못하고 인지저하는 치매와 유사한 증상)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병에 걸리면 모두 전문가가 되나보다. 현대의학에서 수두증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션트(shunt)라는 수술이 있다. 션트는 뇌실에 관을 꽂아서 고여있는 척수액을 심장이나 배쪽으로 인위적으로 배출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모든 수두증에 션트가 효과적인 건 아니어서 수술 전에 션트가 효과죽일지 검사하기 위해 요추천자(척수액이 들어있는 척추에 바늘을 꽂아 척수액을 빼보는 것)라는 시술을 한다. 요추천자로 증상이 좋아지면, 션트라는 수술을 한다. 엄마의 경우 요추천자 이후 호전되기는커녕 급격히 악화되었다. 즉 션트라는 것을 해도 효과를 못 볼 확률이 크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퇴원시킨 것이다. 현대의학에서 수두증의 유일한 치료법이라는 션트를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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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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