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 나는 괜찮을까?
2023/11/23
에디터노트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LG팬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역사적이었을 순간, 하지만 이 순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티켓은 100% 온라인 예매만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누군가가 온라인에서 취소한 티켓만 살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은 자연스레 예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MBC 청룡 시절 때부터 함께한 골수팬일수록 티켓 예매에 실패했을 확률이 높다.
야구장 티켓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쩌면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것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소통, 이동, 금융, 행정업무, 문화생활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디지털 소외’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디지털 소외’ 1편에서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의견을 청취했고, 2편에서는 디지털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와 디지털 소외를 연구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실었다.
1편 디지털 소외, 나는 괜찮을까?
2편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만으로는 안 돼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LG팬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역사적이었을 순간, 하지만 이 순간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았다.
야구장 티켓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쩌면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것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소통, 이동, 금융, 행정업무, 문화생활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디지털 소외’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디지털 소외’ 1편에서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의견을 청취했고, 2편에서는 디지털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와 디지털 소외를 연구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실었다.
1편 디지털 소외, 나는 괜찮을까?
2편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만으로는 안 돼
2040의 이야기
📞 기사 봤어?
익명 (남성, 31) 한국시리즈 표를 구하기 너무 힘들어서 검색하다가 봤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회가 그런 분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지. 나도 부모님 표를 대신 예매한 적이 있는데, 표에만 눈이 멀었던 게 부끄러웠어.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
익명 (여성, 25) 그래서 임영웅, 나훈아 콘서트를 효도 콘서트라고 부르잖아. 딸들이 대신 예매해주니까. 갑자기 걱정되네. NCT가 3-40년 후에 디너쇼를 하고 있으면 내가 과연 갈 수 있을까? 난 비혼주의라 결혼하고 애를 낳을 생각이 없는데?
이종현 (남성, 33) 인터넷 쇼핑 못하시는 어른들도 많잖아. 카드만 등록해 놓으면 쉽게 할 수 있는데 그것조차 어려워하시잖아. 티켓팅은 더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니까 쉽지 않으셨을거야.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이 편한데, 기술은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이수훈 (남성, 28)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본가에 가서 부모님께 지도앱으로 버스 도착시간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왔어. 수도권은 버스정류장마다 버스도착시간이 전광판에 나오지만 지방에는 아직 전광판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많이 불편하셨겠더라고. 당장 나는 잘쓰고 있으니까 깊이 생각하지 못했어.
📞 ‘디지털 소외 문제’ 심각하다고 봐?
이승철 (남성, 32) 깊게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냉정하게 말하면 어쩔 수 없는 문제 아닐까? 시대가 사람을 맞춰줄 순 없잖아. 변화 속도를 맞추진 못하더라도 변화 자체에 적응하려고 노력해야지.
배현 (남성, 41세) 디지털 소외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모님께 죄송해져. 분가한 이후 늘 바쁘다는 이유로 제 때 알려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우리 부모님은 카톡을 보기만 하시고 쓰는 건 어려워하시거든. 요즘 어르신들은 다 문자나 메신저로 소통하는데, 우리 부모님은 전화만 하시더라고. 메시지 입력하는 걸 몇 번 알려드렸는데 자꾸 못하시는 게 부끄러운지 이젠 싫다고 하셔.
주민영 (여성, 40세) 우리 부모님은 외부 모임이나 활동을 많이 하셔서 그래도 나은 편이야. 동년배분들끼리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다보면 배울 수밖에 없거든. 그런 소통 기회가 자주 없는 분들은 배우는 것도 늦고, 뒤쳐지는 것 자체가 소통의 장애가 되니, 악순환일 수밖에.
김진우 (여성, 25) 최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식당 주인 어르신께 본인의 자동차 포인트를 쓸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어. 그런데 그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나조차 지쳐서 그만두고 싶더라. 결국 어르신은 포인트 사용을 포기하고 돌아가셨어. 편리하자고 만든 디지털 환경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생각해.
노래방 기계 설치를 하는데 한번에 숙지를 못해서 괴로웠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심이 들더군요. 이런게 뒤쳐지는 기분이구나 싶었는데....디지털 소외요? 어르신들만큼은 아니지만 조금 겪는데 자기 자신을 탓하게 만드는 스트레스를 주더군요. 그래서 복지관 같은 곳에서 문해교육이나 키오스크 교육등이 실시되는 곳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