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르고 나니 '어, 마음이 편하네?'
2022/07/12
자리를 받겠습니까?
Universität Hamburg, Masterstudiengang von Journalistik und Kommunikationswissenschaft.함부르크대학교, 저널리즘&커뮤니케이션학 석사과정.
“자리를 수락하겠느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 번이고 의심했습니다.
이게 합격이 된 건가? 축하한다는 흔한 표현 없이 '자리를 받겠느냐'고 대뜸 물어오는 이 저돌적인 메일은 뭘까 싶었습니다. 스팸 메일인가? 보이스피싱?
아니었습니다. 합격 메일이었죠.
2020년 7월 15일이 접수 마감이었던 함부르크대학교에서 8월 초순 이메일로 합격 연락을 받은 겁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여주고 발신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뒤에야 '이게 합격증이 맞구나' 확신했습니다.
이후 학교 지원 포털에서 정식 합격 문건을 다운로드 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 입학 센터가 우편으로 교통 카드와 학생증, 수강 신청용 시리얼 번호 등을 보내왔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독특한 행정 처리!
어떻게 붙었지?
함부르크대학교 저널리즘•커뮤니케이션학과는 최상향 지원이었습니다. 합격 소식이 믿기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총 13개 대학에 지원했는데, 함부르크대는 '어차피 떨어지겠지만 그냥 넣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원서를 썼습니다다. 그런데 내가 합격이라니!
정량 평가로는 떨어질 이유가 다분했습니다. 학부 졸업 논문은 다른 활동으로 대체했고 독일어 최소 기준인 C1 자격증도 없었을 뿐더러 연구방법론은 학부 때 한 과목을 안 들어서 학점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학교 지원할 때도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탈락도 속출했습니다. 당시는 직장도 없을 때여서 숱한 밤을 '내가 될까?' 뇌까리며 애를 태웠습니다.
나를 어필할 방법은 정성 평가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