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진정한 문화 전쟁인 이유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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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0
By 제이슨 파라고(Jason Farago)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 말살을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 문화 유산의 기반과 그 보존을 위한 투쟁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출처: 뉴욕타임스 Emile Ducke

우크라이나 키이우에는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 소피아 대성당이 있다. 성당의 우뚝 솟은 바로크 금빛 제단 앞에는, 단 1제곱피트(0.093㎡) 넓이의 새로 그린 성화가 이젤 위로 세워져 있다. 

 그림은 17세기 코사크(Cossack) 기병대 사령관으로 회색빛의 긴 턱수염과 반달 같은 눈썹에 얼굴 주위에 둥글게 그려진 붉은색 후광이 있다. 키이우가 몽골에 약탈당하고, 폴란드로 흡수되고, 구소련 군대의 지배를 거치면서도 11세기 이후로 빛을 잃지 않았던 거대한 모자이크화에 비하면 그의 그림은 소박해 보인다. 

 금도 아니고 보석 장식도 없다. 이 그림은 울퉁불퉁한 나무판 세 개 위에 그렸다. 이 나무판은 처참하게 부서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회수해 온 탄약 상자라고 한다. 민간인을 향한 러시아의 끔찍한 만행으로 인한 집단 매장이 부차(Bucha)에서 발견되면서, 성 소피아 대성당에 뭔가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이 그림은 애도이자 결심이고 공포이자 용기이며 절대로 굴하지 않겠다는 문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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