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어린이가 표적일 때

정병진
정병진 인증된 계정 · 수석 매니저
2022/04/01
그녀는 수련의 자격증을 따기까지 불과 6개월을 남겨둔 의대생이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열심히 공부한 자신에게 주는 상으로 주말을 맞아 지인과 영화를 보고 돌아오던 길이었죠.

차가 다 끊긴 시각, 버스정류장에서 올라탄 버스는 알고 보니 무허가 버스였습니다. 버스에는 6명의 취객들이 타고 있었죠. 그들이 괴수로 변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여성의 친구를 흠씬 두들겨 패 제압했습니다. 이윽고 여성에게 옮겨간 그들은 악성 전염병처럼 악랄하게 그녀에게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강하게 저항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물어뜯고 싸웠지만, 그녀는 점차 의식을 잃어갔습니다.

괴수들은 떠났습니다. 그녀의 몸 속은 크게 훼손됐습니다. 둘은 피투성이가 된 채 길바닥에 알몸으로 내던져졌습니다.
당시 사건의 범인들

인도에서 2012년 12월 16일에 발생한 '조티 싱' 사건입니다. 그녀는 봉변 13일 뒤 숨졌습니다. 재판에 서게 된 괴수 중 1명은 "강간당할 때, 저항도 하지 말았어야"했다며 "조용히 강간을 허락했으면 됐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2018년 조티 싱 살해 피고인 6명 중 4명은 사형선고가 확정됐습니다. 1명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1명은 3년 복역 후 만기 출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원인을 둘러싼 해석은 다양합니다. 구조적으로는 남성 우월주의가 팽만한 인도 사회 분위기가 꼽힙니다. '전통'이라는 미명 아래 조혼 등을 강요하는 왜곡된 문화도 한 몫 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 '강간의 책임은 여자에게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습니다.

구조를 떠나 표면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저는 사람의 가치를 낮잡아 보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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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의 사람 사는 이야기로 우리를 톺아봅니다. 현) 스태티스타 HQ 수석 매니저 / 함부르크대 저널리즘 석사 과정 전) YTN 앵커 / 부산MBC 아나운서 / 매일경제TV 앵커 / BBC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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