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현 · 생각 많은 관찰자로 핀란드에 삽니다.
2023/12/04
사회적 차원의 인류애: 약자가 조금 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예전에 무거운 여행가방과 함께 트램에 탄 한국인 여행객 아주머니가 떠오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트램이 종점까지 가냐고 물으시던데, 그날은 무엇 때문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원래의 노선대로 운행하지 않아 종점까지 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들 지하철로 갈아타라 했지만, 그분은 계속 트램이 종점까지 가냐고 질문하셨습니다. 마치 계속 묻다 보면 트램이 종점까지 자신을 데려다 줄 꺼라 믿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당시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트램을 탄 상황이었습니다. 저와는 거리가 있는 데다가 주변에서 안내도 해주고 있어 그냥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똑같은 질문만 하시길래 한국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결국 제가 그 아주머니를 불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답을 되풀이하는 것 밖엔 없었지만, 한국말을 들으신 아주머니는 똑같은 질문이 아닌 지하철은 타고 싶지 않다는 다른 대답을 하셨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지하철이 제일 빠르고 단순한데 왜 꺼려하시는지를 물었더니 그제야 무거운 짐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힘들다 하셨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시면 된다고 계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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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 지난 일을 되돌아봅니다: 주로 핀란드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지난 이야기를 되새겨보며 숨 고르기 합니다. 제 얼룩소의 글들은 제 브런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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