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어서오세요

이우주
이우주 · from 책, 신문, 달리기, 자연
2024/04/04

  "아침 미사 갈 거지?"
새벽 달리기를 마치고 와 개운하게 샤워를 한 뒤 이불을 감싸고 잠으로 막 빠져드는데  중학생 '달무리나'가 물었다. "부활절이잖아."

맙소사. 이 어린 친구야. 그러니까 안 되지! 사람이 얼마나 많겠니. 게다가 주교님이 오셔서 미사 집전하신다고 하지 않았나? 안 돼 안 돼. 그렇게 사람 많은 미사에 난 갈 수 없다고. 

3월의 끝, 봄을 품은 아침 해가 아직 몽울진 분홍 꽃잎 사이사이에 스밀 때, 결국 스멀스멀한 걸음으로 성당에 갔다. 아, 봄은 시작되었고 성당엔 사람이 가득하구나. 아이야, 벌써부터 심장이 조여오는구나. 광장공포증이란 바로 이런 곳에서 나에게 일이 날까 두려워하는 병이란다. 쓸데없는 두려움이 큰 공포를 불러오지. 공포는 홀로 오지 않는단다. 부디 이 좋은 날, 이곳에서 공황발작이 오지 않기를. 노력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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