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2/16
2010년 여름, 사회복지사 실습을 나갔다. 장애인 거주 시설이었다. 일을 하던 때라 주중에는 시간이 없어 주말 동안 실습을 받았다. 지금은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도 더욱 까다로워진 듯하다.

주말은 대청소하는 날이었다. 목소리가 크고 활기찬 직원들과 달리 그곳에 거주하는 분들은 대부분 몸이 불편하고 그늘진 얼굴이었다. 미로처럼 이어진 작은 방방 마다 달린 창문을 열었다. 어두컴컴한 방엔 한여름의 습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분들의 방엔 코끝을 찌르는 지린내가 배어 있기도 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신선한 공기가 사방으로 통하게 하고, 청소를 도왔다. 신문지를 돌돌 말아 창문을 반짝거리게 닦았다.

한나절 청소가 끝나면 거실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던 실습생의 신분이었다. 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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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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