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ㅣ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2023/12/08
![](http://25.media.tumblr.com/tumblr_ltu0nsvkVW1qe2w1uo1_500.jpg)
영화사를 써내려갈 때 우리는 대부분 세계 3대 영화제를 중심으로 한 걸작의 목록을 훑는다. 하지만 영화평론가 로빈 우드는 < 베트남에서 레이건까지 > 에서 7,80년대 미국 영화사'를 B급 싸구려 오락 영화 중심으로 풀어낸다. 대중의 욕망을 읽는 것이다. 로빈 우드가 보기에 레이건은 대중 마초의 상징적 존재였다. 수잔 재퍼드의 < 하드바디 > 도 같은 맥락으로 70년대 스타워즈'를 분석한다. 착한 사람의 손에 든 권총은 안전하지만 악당의 손에 든 권총은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유포한다. 그렇다면 미국인이 잡은 총은 안전한가, 불온한가 ?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시상영관을 들락날락거렸다. 당시 내가 버스를 타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극장만 해도 그 수'가 많았다. 버스를 탄다고 해봐야 모두 OO구 안'이었다. 나열하면 이렇다 : 1. 홍제극장 2. 도원극장 3. 신양극장 4. 양지극장 5. 수색 극장 ! 과장해서 말하자면 OO구에 있는 극장 수는 교회의 수'보다는 적었지만 성직자다운 진짜 목사의 수'보다는 많았다. OO구는 극장이 먹여살렸어, 야호 ! 당시의 동시상영관은 1+ 1 시스템이었다. 메인 영화 한 편에 보너스로 한 편의 영화'를 더 보여주는 식이었다. 관람 비용도 저렴해서 점심값이면 영화 두 편'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주말이 되면 10편의 영화가 새롭게 선보였다. 물론 이중에는 서로 겹치는 영화도 있었으나 메인 영화의 경우는 모두 달랐다. 굳이 종로에 있는 개봉관에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냥 기다리면 된다. 돌고 돌아서 계절이 두 번 바뀌면 종로에 걸렸던 불후의 명작은 다시 동네 변두리 극장에서 반딧불이처럼 희미하게 부활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 영화 " 라는 이름을 가진 창녀의 슬픈 운명과 비슷했다. 한참 젊고 아름다울 때는 588에서 제값 받다가 늙고 병들면 철원 변두리 티켓 다방으로 팔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영화 씨는 온힘을 다해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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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를 그것도 엑션 영화를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이런 의미라도 생각할수도 있겠군요.
@강현수 ㅎㅎ 네에. 감사합니다.
응축된 에너지가 많으시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