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 불확정성에 대하여

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10/14
학부 시절 친했던 양반 중에 마르크스주의 서적을 탐독하는 경제학과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민속학을 공부하면서 문화변동의 사회구조적인 배경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회학을 복수전공했었고요, 그 친구는 마르크스주의를 좋아했기에 사회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대학의 사회학과가 비판사회학회에서 주축이 되는 교수도 많았던 곳인지라, 커리큘럼을 따라가다 보면 마르크스주의 이론은 한 번씩 거쳐서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마르크스에 대한 20대 초반의 열의와 곁들여,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서 굉장히 호의적이 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여하간 이 친구와 만나게 된 것은 4학년 때 팀플을 하면서였는데, 그때는 이미 마르크스에 대한 관심은 많이 식고 '의미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였습니다. 그래도 학구적인 사람이 잘 없는 2010년대의 대학가에서 서로의 학구적인 분위기를 알아봤기에 친해질 수 있었죠.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토마 피케티 이야기도 하고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친구의 열의도 듣고, 아, 이 친구는 계급 문제에 대해서 진심이구나,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도 간간히 연락과 만남을 이어나가며 트럼프의 당선과 미국 민주당의 PC주의에 대한 과도한 관심, 토마 피케티 교수의 이에 대한 비판 등을 흘려들었습니다. 그래서 아, 이 친구는 계급 문제를 위주로 세상을 바라보는구나, 싶었습니다.

2016년 대선 국면에서부터 이 친구는 계속 이재명 지지자였습니다. 저는 뭐, 그때부터 이재명 씨의 과격한 발언들에 동의하기 어려운 면모가 많이 있고, 과도한 진영 가르기 식의 발언이 있다는 데에 비호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소득 구상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습니다. 2017년 춘계 문화인류학회의 아젠다가 기본소득이었고, 그 시절 많은 인류학자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호의적이었으나, 저는 2021년~2022년 정도의 기간을 빼곤 비호의적이었습니다.

어쨌든, 기본소득 때문에 이재명 씨를 지지하는구나. 그게 계급 문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구나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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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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