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만만한 먹잇감'은 따로 있었다 (팬데믹의 추억)

김양균
2023/06/29
(1편, 2편에 이어)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혼란 와중에 지역에서는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C병원 보호병동(폐쇄병동)에 입원해 있던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는 현장에 급파됐던 여러 의료인력들로부터 당시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의료기관의 항의로 증언에 부담을 느껴하던 이들도 있었다.
 
“정신과에서는 누구 한 명이 감기에 걸리면 순식간에 싹 돌아요. 코로나19도 그랬던 거죠. 정신과에서 오래 일했지만 그곳만큼 열악한 곳은 처음 봤어요. 처음 가서 보니 악취가 진동하고 환자들은 다닥다닥 붙어있었어요. 환자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BY 미국 국립알레르기연구소
요즘은 폐쇄병동이란 용어보다 보호병동이란 말이 더 쓰인다. 어쨌든 이곳은 중증 정신질환 당사자에게 집중 치료가 이뤄지는 곳이다.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사람들은 자살 충동이나 폭력성이 높아 자해 및 타해의 위험이 높고, 알코올 사용장애 등 약물 조절장애로 의식이 흐리거나 뇌손상으로 인격상의 급격한 변화가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 폐쇄병동은 외부와 차단돼 있고, 의료진만 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는 곳이기도 하다. 
   
다수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에 대해 당시 정부는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조치를 발동했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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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균
김양균 인증된 계정
의학기자
여러 의미의 건강에 대해 쓴다. 전자책 <팔레스타인의 생존자들>, <의사 vs 정부, 왜 싸울까?>,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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