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8
이 글의 결론이 될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천관율 에디터(와 정한울 전문위원)께 묻고 싶습니다.
2년 전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를 쓰실 때, 20대 남자가 하나의 집단으로 묶일 수 없다는 것을, 정말 모르셨나요?
천관율 에디터께서는 2년 전 위의 글에서, 20대 남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글은 정면으로 이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성을 보다 강하게 가지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과 노동시장 등에 대해서는 분화된다"라고 하면 한 측면에서는 단일성을, 다른 측면에서는 다면성을 가진다고 해결할 수는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전 묻고 싶습니다. 2년 전에도 정말 모르셨나요?
저는 박사과정에서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을 조금 공부했습니다. 이런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은, 집단을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집단이 어떤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그 기준에 따라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는 주장을 접하면, 해당 특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제3의 요인이 없는가를 체계적으로 의심하는 훈련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20대 남성이라는 특정 연령대의 코호트가 동질성을 지닌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서 시사in 기사처럼 단일하게 분석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접근하자면, 소득과 계급, 또는 친구고 이성인 존재와의 교류 빈도/강도(아마 설문을 만든다면 '연애 관계가 아닌 이성친구가 없다/1-3명/4-6명/7-9명/ 10명 이상 있다' 정도로 측정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에 따라 문항별 답변 패턴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천관율 에디터(그당시는 기...
2년 전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를 쓰실 때, 20대 남자가 하나의 집단으로 묶일 수 없다는 것을, 정말 모르셨나요?
천관율 에디터께서는 2년 전 위의 글에서, 20대 남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글은 정면으로 이를 반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성을 보다 강하게 가지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과 노동시장 등에 대해서는 분화된다"라고 하면 한 측면에서는 단일성을, 다른 측면에서는 다면성을 가진다고 해결할 수는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전 묻고 싶습니다. 2년 전에도 정말 모르셨나요?
저는 박사과정에서 사회과학 연구방법론을 조금 공부했습니다. 이런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은, 집단을 특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특정 집단이 어떤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그 기준에 따라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는 주장을 접하면, 해당 특성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제3의 요인이 없는가를 체계적으로 의심하는 훈련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20대 남성이라는 특정 연령대의 코호트가 동질성을 지닌 하나의 그룹으로 묶여서 시사in 기사처럼 단일하게 분석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접근하자면, 소득과 계급, 또는 친구고 이성인 존재와의 교류 빈도/강도(아마 설문을 만든다면 '연애 관계가 아닌 이성친구가 없다/1-3명/4-6명/7-9명/ 10명 이상 있다' 정도로 측정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에 따라 문항별 답변 패턴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천관율 에디터(그당시는 기...
거의 낚시에 가까운 제목이네요 너무 별로에요;;
"극단적인 가정이 되겠지만, 고소득/고학력층은 25.9%보다 낮은 비율을, 저소득/저학력층이 25.9%보다 높은 비율로 분화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
-> 이 문장은 굉장히 차별적으로 느껴지네요. 저소득/저학력층이 '페미니즘에 극단적 의견을 낸 집단'이다? 천관율 에디터에게 "데이터에 기반하여" 묻는다고 글을 쓰신 분이 이런 지극히 개인적이고 극단적인 가정을 하시네요.
@천관율
먼저 빠른 답변 감사드립니다. 일부 궁금한 점이 해결되었고 한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계셨는지도 잘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납득되지 않는 점이 있어 쪽글을 남깁니다.
1_25.9%는 페미니즘에 대한 6개의 문항에 대해 가장 강력한 극단적 의견을 낸 집단을 가리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독특한 블록"이, 소득수준과 같은 제3의 변수에 따라 한 쪽으로 쏠려있을수 있을 가능성을 글에서 배제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인 가정이 되겠지만, 고소득/고학력층은 25.9%보다 낮은 비율을, 저소득/저학력층이 25.9%보다 높은 비율로 분화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은 한/이러한 가능성을 글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신 한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여" 글을 쓰신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2_small n의 문제와 교란요인의 한계 등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원글에서 "확인하지 못하고 남겨둔 질문"에 대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은 좀 아쉽습니다. 물론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간지의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3_용어의 공통사용에 근거한 오해라는 말씀은 절반 정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만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무엇에 대한" 이대남 현상이란 용어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다소 도전적인 질문에 성실히 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성실하게 읽어가며 댓글을 달아 보겠습니다.
이걸 설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1.
2년 전 조사에서 나온 결론은 '모든 20대 남자의 일반패턴'을 찾아낸 게 아닙니다. 기억하시겠지만'25.9%'로 대표되는 대단히 강력한 의견그룹(당시 기사에서는 반페미니스트 정체성 그룹이라고 불린)이라는 독특한 블록을 찾아낸 것이 당시 작업에서 핵심입니다. 따라서 2년 전 작업이 "20대 남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었다"라고 쓰신 평가는 사실과 다릅니다.
2.
중요한 것은 계급적 구분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가장 먼저 던진 질문도 "반페미니즘 정체성에 계층격차가 있는가?"였습니다. 당시 데이터에는, 제 기억으로는, 여론조사 문항에서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개인소득 가구소득 주관적 계층의식 학력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데이터 사이즈가 작았고(이번 조사는 1834 1000샘플인 반면, 당시 조사는 20대 500샘플입니다), 둘째, 계층을 분석할 변수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개인소득이나 가구소득은 20대에서는 교란요인이 많아서 계층변수로 쓰기 어렵습니다. 주관적 계층의식은 제한적으로만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난점을 논외로 하더라도, 당시 분석에서 이 변수들이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슬랭으로, 별이 안 떴습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반페미니즘 성향과 계층이 무관하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데이터 사이즈가 작고, 계층을 분석할 데이터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즉, 우리 결론은, 이것만으로는 알수 없다였습니다. 여기서 확인하지 못하고 남겨둔 질문이 이번 조사의 출발이 됩니다.
3.
이 기사는 '이대남 현상' 중에서도 공정과 능력주의가 과연 보편 현상인가를 다룹니다. 반페미니즘 정체성이 보편현상인가라는 이야기는 여기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대남 현상'이라는 용어를 공통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로 보입니다.
2년 전 기사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번 조사는 20대 남성 현상을 설명하는 다른 대안 몇몇을 기각했다. 20대 남성이 정치적으로 보수화되었다거나, 유난히 여성혐오 성향이 폭넓게 퍼졌다거나, 공정성에 대한 애착이 커서 작은 손해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설명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이런 태도가 20대 남자의 유난스러운 특징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장 개방에 대한 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태도, 복지국가에 대한 태도 등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여러 질문에서 20대 남자는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를 보여주지 않았다. 20대 남자들이 연애·결혼 시장에서 여성의 태도를 평가하는 관점은 기성세대 남성과 차이가 없다. 공정을 중시하는 것은 20대 남성 특유의 정서가 아니다. 이 정서는 전 세대·성별이 공유하고 있다. 20대 남성 여론이 유일하게 일관되고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영역이었다. 20대 남성 현상의 특징은 젠더도 권력도 아니다. 둘의 결합이다. 둘 중 하나만 사라져도, 여론지형에서 20대 남성의 특수성이 따라서 사라진다."
2년 전 기사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제가 통계학을 깊이 공부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젠더X권력의 문제에 있어 20대 남성을 다른 연령대 다른 성별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집단으로 분류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대남'이라는 가상의 집단의 정체성은 그 2년 동안 확대되어 왔고, 2년 전 기사의 '20대 남자'와 이번 기사의 '이대남'은 실질적으로는 다른 집단을 말한다고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이걸 설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맙습니다.
1.
2년 전 조사에서 나온 결론은 '모든 20대 남자의 일반패턴'을 찾아낸 게 아닙니다. 기억하시겠지만'25.9%'로 대표되는 대단히 강력한 의견그룹(당시 기사에서는 반페미니스트 정체성 그룹이라고 불린)이라는 독특한 블록을 찾아낸 것이 당시 작업에서 핵심입니다. 따라서 2년 전 작업이 "20대 남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었다"라고 쓰신 평가는 사실과 다릅니다.
2.
중요한 것은 계급적 구분 아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가 가장 먼저 던진 질문도 "반페미니즘 정체성에 계층격차가 있는가?"였습니다. 당시 데이터에는, 제 기억으로는, 여론조사 문항에서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개인소득 가구소득 주관적 계층의식 학력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데이터 사이즈가 작았고(이번 조사는 1834 1000샘플인 반면, 당시 조사는 20대 500샘플입니다), 둘째, 계층을 분석할 변수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개인소득이나 가구소득은 20대에서는 교란요인이 많아서 계층변수로 쓰기 어렵습니다. 주관적 계층의식은 제한적으로만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난점을 논외로 하더라도, 당시 분석에서 이 변수들이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슬랭으로, 별이 안 떴습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반페미니즘 성향과 계층이 무관하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데이터 사이즈가 작고, 계층을 분석할 데이터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즉, 우리 결론은, 이것만으로는 알수 없다였습니다. 여기서 확인하지 못하고 남겨둔 질문이 이번 조사의 출발이 됩니다.
3.
이 기사는 '이대남 현상' 중에서도 공정과 능력주의가 과연 보편 현상인가를 다룹니다. 반페미니즘 정체성이 보편현상인가라는 이야기는 여기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대남 현상'이라는 용어를 공통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로 보입니다.
@천관율
먼저 빠른 답변 감사드립니다. 일부 궁금한 점이 해결되었고 한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계셨는지도 잘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납득되지 않는 점이 있어 쪽글을 남깁니다.
1_25.9%는 페미니즘에 대한 6개의 문항에 대해 가장 강력한 극단적 의견을 낸 집단을 가리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독특한 블록"이, 소득수준과 같은 제3의 변수에 따라 한 쪽으로 쏠려있을수 있을 가능성을 글에서 배제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인 가정이 되겠지만, 고소득/고학력층은 25.9%보다 낮은 비율을, 저소득/저학력층이 25.9%보다 높은 비율로 분화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구분하지 않은 한/이러한 가능성을 글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신 한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여" 글을 쓰신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요.
2_small n의 문제와 교란요인의 한계 등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원글에서 "확인하지 못하고 남겨둔 질문"에 대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은 좀 아쉽습니다. 물론 전문 연구자가 아닌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간지의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3_용어의 공통사용에 근거한 오해라는 말씀은 절반 정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다만 이러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무엇에 대한" 이대남 현상이란 용어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다소 도전적인 질문에 성실히 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성실하게 읽어가며 댓글을 달아 보겠습니다.
2년 전 기사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번 조사는 20대 남성 현상을 설명하는 다른 대안 몇몇을 기각했다. 20대 남성이 정치적으로 보수화되었다거나, 유난히 여성혐오 성향이 폭넓게 퍼졌다거나, 공정성에 대한 애착이 커서 작은 손해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설명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이런 태도가 20대 남자의 유난스러운 특징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장 개방에 대한 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태도, 복지국가에 대한 태도 등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여러 질문에서 20대 남자는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를 보여주지 않았다. 20대 남자들이 연애·결혼 시장에서 여성의 태도를 평가하는 관점은 기성세대 남성과 차이가 없다. 공정을 중시하는 것은 20대 남성 특유의 정서가 아니다. 이 정서는 전 세대·성별이 공유하고 있다. 20대 남성 여론이 유일하게 일관되고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영역이었다. 20대 남성 현상의 특징은 젠더도 권력도 아니다. 둘의 결합이다. 둘 중 하나만 사라져도, 여론지형에서 20대 남성의 특수성이 따라서 사라진다."
2년 전 기사가 제시하는 데이터는, 제가 통계학을 깊이 공부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젠더X권력의 문제에 있어 20대 남성을 다른 연령대 다른 성별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집단으로 분류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대남'이라는 가상의 집단의 정체성은 그 2년 동안 확대되어 왔고, 2년 전 기사의 '20대 남자'와 이번 기사의 '이대남'은 실질적으로는 다른 집단을 말한다고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극단적인 가정이 되겠지만, 고소득/고학력층은 25.9%보다 낮은 비율을, 저소득/저학력층이 25.9%보다 높은 비율로 분화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
-> 이 문장은 굉장히 차별적으로 느껴지네요. 저소득/저학력층이 '페미니즘에 극단적 의견을 낸 집단'이다? 천관율 에디터에게 "데이터에 기반하여" 묻는다고 글을 쓰신 분이 이런 지극히 개인적이고 극단적인 가정을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