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강재연
강재연 · 지고지순 하고 싶은데 아직 지고지다
2022/03/18
나는 내내 우울했고
무기력하고 아팠다.

최선을 다한 것이라
누군가는 위로했고
죄책감을 갖지 마라
어떤 이는 타일렀다.

열매가 되기까지
씨는 썩고 밟힌다고
그림자를 좇는 듯하나
걷다 보면 만나게 된다고
나를 설득해야 했다.

새로운 것이 채워줄까
아름다움은 알고 있을 거야
엄마 찾아 우는 아이처럼
나는 갈망했다.

아몬드 나무의 황홀함도
별이 빛나는 밤에도
답은 없었다.

나는 내내 우울했고
무기력하고 아팠다.

치사하고 옹졸했다.
본능에 취해 지껄이고 미워했다.
찔레꽃같았다.

분노다.
나는 분노와 마주 서 있다.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잔을
이제는 기울여야 한다.
나는 나를 용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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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튀는 나의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앞길이 보이지 않을까. 나의 무모하고 솔직한 한 줄의 글이, 어쩌면 공감과 위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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