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과 위안
2022/06/11
"그나마 잘 됐어." , "다행이야."라는 생각은 착각인가, 위안인가
국민학교 시절로 기억한다.
집에 있어도 너무 무료하고 할 일도 없는 휴일이었고 집과 학교가 가까워서 학교에나 가 보자고 나 선 길이었다.
학교 운동장엔 역시나 아이들이 없기는 매한가지였고 황량한 모래바람만 나부끼고 있었다.
실망하여 교문을 나섰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엿 뽑기 판을 벌려 놓고 앉아 있는 아저씨.
나는 원래 사행성이나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놀이 문화는 쳐다도 안 보는 성격인데 어째서 그날따라 엿 뽑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
게임의 룰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나무 막대기 몇 개를 숫자가 나열된 판에 요리저리 맞추다가 그날의 1등 번호를 만들어 내는 게임이었던 것도 같다. 1등은 잉어 엿을 주고 2등은 칼 모양 엿을 준다. 그런 판에 언제나 꽝만 존재한다는 것이 평소의 나의 생각이었고 한 번도 뭐가 걸려 본 적은 없기에 그날도 기대 없이 엿 뽑기 판을 바라보았는데 거기서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고 ...
내 생각이 글이 되기까지 , 또는 글이 된 형태가 타인에게 공개되기까지 어렵지만 부끄럽습니다.
이 부끄러움을 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