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암실

이래빛 · 어떤 작가
2023/06/08
반복적으로 얄궂은 상황을 만나는 곳이 미용실 머리 감는 곳. 그곳은 다 아시다시피 암실처럼 조명이 흐리고(눈 감고 있으니 더더) 머리 감기는 보조 선생(스탭)과 둘이 들어간다. 보조 선생이 급초보일 경우(일한지 한~두 달) 손끝에서부터 느낌이 오는데... 바로 오늘이 그랬다.
의자에 앉아 머리를 뒤로 젖히는 순간과 동시에 배에 뭔가를 안겨 주었는데 뜨거운 물주머니. 추운 겨울에 빅아이템이라 여기며 탐까지 내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시다시피 봄날같이 따뜻했던 날. 사양할 틈도 없이 삼푸를 묻혀 내머리를 감기고 있는 상황. 난 물주머니를 배 위 아래로 옮기며 뜨거움을 견뎠다. 
샴푸를 다 했는지 보조 선생이 물었다.
-더 가려운 곳은 없으세요?
-네, 없어요. (있어도 참을게욤.)
그리고 열심히 물로 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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