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쥐가 들어왔다

선율
선율 · 생각이 많은 독일 약대생
2024/01/27
내가 살고있는 자취방은 일종의 쉐어하우스인데, 도시 외곽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4층짜리 주택을 학생 6명에서 나눠쓰고 있다.

독일의 제법 작은 소도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그런지, 내 자취방은 꽤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아침 햇살이 비칠 때면 항상 새소리가 들려오고, 밤에 언덕을 올라갈 때면 북두칠성과 오리온자리, 목성이 항상 반짝인다. 아침에 언덕을 내려갈 때면 드물지만 사슴도 보인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보고 동화마을에서 사는 사람 같다며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그런데... 신데렐라라는 동화에선 쥐가 친구로 나오지 않던가?  나는 멩세코 그것까지 닮고 싶지는 않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언젠가 잠에서 깰듯 말듯 의식의 경계가 흐려질 때 즈음, 머리맡 구석 즈음에서 무언가 갉히고 뜯기는 소리가 작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거슬려 무슨 소린가 부스럭 거리며 일어나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한 것이 아닌가.

그것이 3번, 4번이 반복되고 나니, 내가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환청이라도 듣는건가 의심까지 될 정도였다. (당시 기말고사 5일 전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 기척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경계를 하느라 행동을 멈춘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당시엔 그것의 정체가 포유류라고는 꿈에도 상상을 못했기에, 라디에이터가 돌아가면서 나는 소음 일것이라고 나름의 이유를 붙히며 하루를 넘겼다.

다음날, 공부를 끝내고 새벽 1시경 즈음 밤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한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작은 갉히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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