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 방도는 없다

이영진 · 끝없이 길을 찾는 구도자
2024/04/03
어디선가 들은 실험에 관한 이야기다. 

코끼리에 대해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한 뒤 참가자들을 조사해 보니 아무 생각이 없던 사람들조차 코끼리를 생각하고 있더라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불행에 대해 생각하면 할 수록 그걸 끌어 온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 참 이상해서 안 좋은 소리를 들었으면 나도 같이 욕이나 한바가지 해주고 잊어버리면 좋으련만 이상하게도 그 말을 곱씹고 또 곱씹게 된다. 그러는 사이 내 마음은 같이 지옥을 헤매고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최근 내 불안과 어리석은 행동의 일부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거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이제 아버지라니! 

엄마는 사람으로 보자면 퍽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지만, 원래 예민한 성품에 몸이 안 좋아서 외할아버지가 온갖 약을 다 사다 먹였는데도 좋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남편은 자기가 원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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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해파리처럼 파도를 타고 넘실대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다정함과 선의가 세상을 구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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