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반의 정원
나반의 정원 · 정치학과 국제 관계 및 불교에 관심
2023/03/01
                                                   (앞글에서 이어진 글)
미술 등 예술 작품,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백성욱 박사가 유럽에 유학하던 20세기 초기는 귀납법에 토대를 둔 경험 과학이 물리학과 천문학 그리고 기술 발전에서 성과를 가져오던 때였다. 이때 논리 실증주의 자들은 분석적으로 옳은 것이라도 경험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의미 없다는 주장을 하기까지 했다. 그러면 종교나 윤리학이나 철학, 미학과 같은 것은 의미가 없지 않은가.

경험이 축적된 것을 일반화하는 귀납 추리는 칼 포퍼(Karl Popper) 등 세기적 철학자들에 의해 비판되었다. 포퍼는 귀납법은 아무리 경험을 많이 해도 진리로 확정할 수 없으며 과학은 귀납이 아니라 명제가 새로운 발견으로 거짓임을 증명하는 반증(Falsification)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유럽인들은 백조가 희다는 명제를 수 세기 동안 진리라고 믿었으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은 백조(흑고니)의 발견으로 단번에 무너져 버린 예를 들었다. 러셀(Bertrand Russell은 '러셀의 칠면조'라는 유명한 비유를 든다. 어떤 칠면조 농장에서는 아침과 오후 6시에 모이를 규칙적으로 주었다. 한 칠면조는 6시에 모이를 먹는다는 법칙을 세웠다. 그 후 이 법칙의 정당성은 아침, 저녁으로 매일 확인됐다. 몇 년이 지난 후 추수감사절에 그 칠면조의 주인은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먹이를 주는 대신 칠면조의 목을 잘랐다. 귀납법은 보편 법칙을 추론하는 일도 정당화되지 않지만 이에 대한 확증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것을 예화로 보여 준다. 

중요한 과학적 발견은 단순한 관찰과 실험에 의한 경험에서 만이 아니라 이성과 직관이 개입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과학의 방법은 ‘창조와 직관을 포함한 귀납과 연역의 종합 이상이다.

백성욱은 과학의 공과와 한계에 대해 선진적인 관점을 가졌다. 그는 과학의 새로운 발견을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학에서 국제 정치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남북한 관계와 중국 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하였으며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다. 금강경 연구, 원효와 백성욱 박사에 관한 논문을 쓴 불교 연구자이다. 본명은 정천구 이다.
267
팔로워 87
팔로잉 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