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0
더글로리가 개운하지 않은 까닭 : 선생님들은 왜 다 그 모양인가?
더글로리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겠다. 더글로리는 너무나 친절하게 그 폭력을 일깨워주고 또 속 시원하게 복수하고 있기에 더글로리에서 담고 있는 폭력들을 하나하나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내가 더글로리를 보면서 한 가지 개운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있다.
- 문동은이 담임선생님에게 2차 가해를 당하는 장면이다. 담임선생님은 개방된 교무실이라는 공간에서 이렇게 말한다.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학교 폭력을 당하는 건 너도 문제가 있는 거야” 도대체 주변에 선생님들은 이 말이 들리지 않는 건가? 어떻게 교무실에서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단 말인가?
- 다행히 문동은에겐 보건선생님이 있었다. 보건선생님은 긴 시간이 흘러 정의를 구현하는데 동참했지만 당시에 문제를 해결할 순 없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학교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이 가능한 이유는 학교라는 폐쇄된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결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지 않던가? 보건선생님은 긴 시간이 흘러 부채감을 가진 조력자가 되어야만 했다.
나는 한때 교사를 꿈꾸는 예비교사였다. 나는 어린 시절 선생님이 되면 300명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고, 그 학생들이 가정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소통을 하다보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 안에서 1,000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미치는 작은 시민단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순수한 예비교사였다. 그 꿈을 간직하면서 좋은 대안학교나 혁신학교들을 탐방하기도 했다. 한번은 2000년대 후반에 혁신학교로 유명해져 PD수첩에 까지 소개되었던 남한산 초등학교에 견학을 간적이 있었다. 당시 혁신학교는 공교육이지만 대안학교의 교육모델을...
HR컨설턴트 입니다. 조직과 구성원의 건강한 성장을 사부작 사부작 함께 실현해갑니다. dj.peoplewa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