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새로운 시작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3/12/31
앞으로 대략 세 시간 후면 2024년 새 해의 첫날이 된다. 내가 일곱 살 때부터 이웃 아주머니의 전도로 다시 교회에 나가게 된 엄마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 되면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기 전에 미리 우리 집만의 고유한 연말파티를 준비했다.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 커다란 교자상 위에 엄마가 잔뜩 솜씨를 부린 맛있는 음식들이 놓이고, 아빠가 사 온 치킨과 케이크가 마지막을 화룡점정으로 장식했다. 엄마를 따라 우리가 모두 교회에 다니던 때에도 아빠는 여전히 교대근무를 핑계로, 신보다는 내 주먹을 더 믿겠다는 말들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아마도 엄마의 연말파티는 우리가 모두 송구영신예배에 가면 혼자 쓸쓸히 마지막 날을 맞이할 아빠를 배려해서 준비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고 지금에서야 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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