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국민들을 놀라게 한 난중일기 도난 사건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4/01/02
난중일기와 거북선. 이미지 출처-주간조선

* 이 글은 최근 출간한 저작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사건>에 실린 글입니다. 영화 <노량> 흥행이 한창입니다. 이순신과 난중일기가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 새해 벽두에 벌어지는 어수선한 사건들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시절에 한 번 읽어볼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새해 벽두에 국민들을 놀라게 한 난중일기 도난 사건(1968)
   
1967년 12월 31일. 한 해가 저물어가는 마지막 날 밤, 국보 76호 ‘난중일기(亂中日記)’가 도난 됐다. 충남 아산 현충사 유물전시실에 보관 중이던 진본 ‘난중일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통상 ‘난중일기’로 칭해지는 전란 중에 충무공이 쓴 일기 8권과 ‘서간첩(書簡帖)’ 1권, ‘임진장초(壬辰狀草)’ 1권 합해 모두 3책 10권이 모조리 없어졌다. 
   
새해 첫날 아침 청와대로까지 직접 보고된 이 사건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국민들은 물론 박정희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 인물이자,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에 쓴 ‘난중일기’가 사라졌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지역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이었지만, 서울경찰청을 비롯해 충남경찰청, 아산경찰서, 지역 파출소까지 줄줄이 비상이 걸렸다. 

1960년대 당시 충남 아산 현충원의 유물보관실. 출처-국가기록원
   
최고 권력자의 불호령이 떨어졌으니 당시 상황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상상이 가는 대목이다. 경찰은 급히 수사팀을 꾸려 ‘난중일기’를 훔쳐간 범인 검거에 나섰다. 현장에서 증거를 모으고, 단서를 샅샅이 수집했다. 아무래도 세밑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해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였다. 
 
범인은 한낮에 인근 수풀 속에 숨어들어 밤이 될 때까지 나오지 않고 버텼다. 인적이 끊어지길 기다렸다가, 야음을 틈타 현충사에 침입했다. 유물...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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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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