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재료로 낯선 맛 내기... 천박사의 노림수 통했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10/15
<기생충>으로 오스카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이 시상대에 올라 한 말을 기억한다. 그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계에 끼친 영향을 언급하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말하였다. 세상 모든 창작자들이 동의할 밖에 없을 이 말을, 조금만 비틀어보면 또 다른 명구절이 탄생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국경을 초월하여 전 세계 방방곡곡에 침투한 OTT 서비스는 세계 콘텐츠 시장에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 흐름 중 가장 두드러지는 건 보편성에의 추구다. 할리우드와 유럽은 물론, 동유럽과 서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지는 영화까지도 전 세계인이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럴 밖에 없는 것이 넷플릭스 같은 OTT 업체에서 세계적 성공을 거둔 콘텐츠는 하나 같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포스터 ⓒ CJ ENM

한국적 새로움에 대한 추구

그러나 보편성의 추구는 온전한 답이 되진 못한다. 갈대 같은 콘텐츠 소비자들의 취향은 언제나 자극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자극을 자아내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대중을 상대하는 모든 업계가 답을 같이 하고 있다. 바로 새로움이다.

예를 들어 식품업계는 온전히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검증된 제품에 새로운 맛과 향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다수 소비자는 약간의 새로움만으로 제게 필요한 자극을 채우고 또 다른 자극을 찾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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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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