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이야기: 깜보의 사교성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4/04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곰처럼 힘이 세거나 사자처럼 용맹스럽지 못하고, 말처럼 빨리 달리지 못하고 원숭이처럼 나무를 잘 탈 수도 없다. 이렇게 물리적인 능력이 부족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지만 인간은 그 부족한 능력을 벌충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인간은 문명이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집단 생활을 하면서 군락이나 사회를 이루고, 마침내 국가를 만들어냈다. 군집생활을 하는 동물은 인간 말고도 많은 동물이 있지만, 인간은 이런 집단 생활을 통해 문명을 이룩한 특별한 존재이다. 인간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기존 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배우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인간의 사교성과 소통 능력은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사회 생활을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사교성은 무엇보다 타인들과 더불어 살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천부적인 사교성을 타고 났다고 해도 로빈손 크루소우처럼 무인도에서 살면 그런 능력을 펼칠 수가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 면에서 인간은 사회 속에서 탄생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사교성을 애완견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애완견들은 그것들이 속한 가정에 특화되어 있어서 다른 애완견들과 어울리는 경우들이 드물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교성을 키울 수 있지만, 애완견들은 각 가정에서 고립되어 있다. 물론 훈련소와 같은 곳이나 애견 카페 같은 곳에서 다른 애완견들과 어울릴 수도 있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75
팔로워 19
팔로잉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