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의교육] 정답찍기 수능, 모두를 배제하는 수시.. 몸살 앓는 아이들은 어디로

안수진 · 교육비평, 드라마비평, 문화산책
2023/01/10
교육계에 종사한지 20년이 넘다 보니 교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정책을 직접 입안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여러 정책이 오가는 현장에 있다보니 더더욱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에는 조심을 하게 된다. 
 온 국민이 교육 전문가라고 흔히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만큼 다들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으며, 아직도 '교육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층 사다리'의 합리성과 유효성에 대한 믿음들이 있으리라고 이해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은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현재 정시 원서를 넣어놓고 진행 중인 학부모의 정체성을 갖고 쓰고 싶다. 올해 고3인 아이들은 코로라로 고1,2년을 보낸 아이들이었다.  학교에 안 간다고 좋아라 했지만, 집에서 듣는 수업은 지치고 재미도 없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없었다. 입시의 치열함에 대해 들은 것이 많은 아이들은  제대로 된 내신이 안 나오면 자퇴하기도 하고, 코로나가 창궐하든말든 대형 학원가에 가서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 내내 학원 수업을 듣곤 했다. 융통성도 없고 코로나에 대한 겁도 많은 우리 집은 이런 적극적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수시에서도 정시에서도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백전백패 당연히(?) 지는 싸움을 하게 되고야 말았다. 
1. 2등급까지만 살아남는 내신 체제, 씁쓸함만 남는다
많은 교육 전문가는 수시가 합리적이고 학교 교육을 살리는 체제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이가 수시 체제에서 적응을 못하는 걸 몸소 겪은 사람으로서 이런 관점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해맑은 아이는 중2때인가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9등급 중에서 5등급이 제일 좋은 것 아닌가? 왜 딱 중간을 하는 게 그렇게 나쁜가?" 
 이 말은, 고등학교 가면 어느 정도의 등급을 맞아야 대학(인서울을 의미)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나의 대답에 대한 코멘트였다.  나는 3등급을 해도 어렵다고 말한 것 같다. 
9등급 체제에서 2등급까지는 전체 학생의 11%이다. 즉 10명이면 한 명이다. 100명이면 11명이다.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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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교육 관련 분야에서 활동 중 방구석공상가 국내외 드라마정주행 컬러리스트, 소설가가 되고파했지만 현실은 공뭔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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