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2/13
이따금 깊은 산속 마을 작고 따뜻한 집에서, 하염없이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벽난로도 있으면 좋겠고, 눈을 볼 수 있는 널따란 창도 있다면 좋겠어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고양이도 한 마리, 한 자 한 자 씹으며 읽을 수 있는 시집도 한 권, 언제든 까먹을 수 있는 따뜻한 군고구마와 노란 귤도 한가득 있다면 좋겠네요. 그런 나긋하고 여유로운 오후를 그리는 건, 제가 아직 철이 덜 든 걸까요.

섬에 내려와 살고부터는 쌓인 눈을 잘 보지 못해요. 눈발은 이따금 내리지만, 땅에 닿기도 전에 녹아버리죠. 운좋게(?) 여기에 살면서 폭설이 몇 번 내린 적이 있어요. 그때는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였죠. 오가는 사람, 지나는 차량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눈내린 풍경이 너무 좋아서 눈에 한참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1.1K
팔로워 1.4K
팔로잉 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