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열 역사의 어제와 오늘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4/03/13
김지하 '오적' 실었다 고문받은 사상계 편집장... 진실화해위 "인권침해". 출처-한국일보

한국 검열 역사의 어제와 오늘 - 출판경찰제도와 반공주의 그리고 퇴행의 시대
   
지배와 검열
   
검열은 국가가 효과적인 지배와 통치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자 폭력이다. 식민지 시기부터 전방위적으로 수행되었던 검열은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근대 국가의 검열은 형식적 합리성을 충족시키는 공식적인 제도의 형태로 존재한다. 식민지 시기에는 ‘출판경찰제도’와 ‘치안유지법’, 해방 이후에는 ‘국가보안법’이나 ‘형법’과 같은 물리적인 강제력을 동원하는 온갖 ‘법적 기제’들이 검열의 폭력성을 합법성으로 가장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상징 조작과 같은 검열의 ‘이데올로기적 기제’들은 ‘법적 기제’를 뒷받침해주며 훨씬 더 근본적이고 능률적으로 검열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검열은 제도와 정신의 차원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사회정치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무의식 영역으로까지 침투해 있다. 
뭉게지고 복자처리된 1930년대 발행된 조선일보 지면 상태
   
식민지 검열과 출판경찰제도
   
검열이 식민지 조선의 사상운동, 매체발행, 출판유통, 예술작품의 표현 수위 결정 등에 영향을 끼친 바는 실로 장구하다. 식민지 시기의 검열제도는 일차적으로 제국의 상시적 ‘감시와 처벌’이라는 근대적 지배와 통치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했다. 검열은 조선인의 집단적 저항 의식을 단속하고 반제국주의 담론으로서의 사회주의 사상을 억압하는 기제로 활용되기도 했다. 제국의 지배 질서를 공고히 하고, 안전한 풍속을 유지하기 위해 식민지의 잠재적 불안 요소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적발했던 이력이 바로 식민지 검열의 역사이다. 

식민지에서의 검열이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은 제도화의 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언론과 출판...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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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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