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은 가장 근본적인 민족 정신" - 김동리 문학에 있어 무속성의 의미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12/18
김동리 문학의 근본적 정신인 무속성(동아일보)

"무속은 가장 근본적인 민족 정신" - 김동리 문학에 있어 무속성의 의미

김동리 문학(관)과 무속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착상의 동기와 과정을 간단히 적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족적인 것을 쓰고자 했다. 
당시는 민족정신이라든가 민족적 개성에 해당되는 모든 것이 말살되어가는 일제총독 치하의 암흑기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에 맞설 수 없는 실정이라면 문학을 통해서나마 이를 구하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여기서 가장 근본적이며 핵심적인 민족의 얼이요. 넋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 해답으로써 당장 무속을 생각해낸 것은 아니다. <중략> 우리 민족에 있어서 불교나 유교가 들어오기 이전, 이에 해당하는 민족고유의 종교적 기능을 담당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문제였다. 
내가 샤마니즘에 생각이 미치게 된 것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였고, 따라서, 오늘날의 무속이란 것이, 우리 민족에 있어서는 가장 원초적인 종교적 기능이라고 볼 때, 그 가운데는 우리 민족고유의 정신적 가치의 핵심이 되는 그 무엇이 내재하여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둘째, 세계적인 과제에 도전코자 하였다. 이 문제는 간단히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그런대로 단적으로 언급한다면 그것은 소위 세기말의 과제를, 우리의 문학에서, 특히, 샤마니즘을 통하여 처리해 보고자 하는, 야심적이라면 무척 야심적인 포부였다. 
세기말의 과제라고 하면 대단히 광범하고 거창한 내용을 가리키게 되겠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신과 인간의 문제요, 자연과 초자연의 문제로 과학과 신비의 문제라고 나는 생각했다.”
   
위의 예문을 토대로, 그가 「무녀도」를 창작하게 된 근본적인 동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민족정신”, “민족적 개성”이 말살되어 가는 일제 총독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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