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프레이
킵프레이 · 고구마향기
2021/11/17
신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빳빳한 신문을 펼치고 아침 식사를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감히 범접 못할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신문에 나온 말들은 권위가 있어 보였지요. 어려운 국한문 혼용체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신선한 잉크향이 묻은 신문은 아버지, 오빠, 언니를 거쳐 내 손에 올 때가 되면 칼같이 잡혔던 각이 무너졌었지요.  숨은 그림 찾기는 모두 동그라미가 쳐 졌었고, 오늘의 운세난에는 밑줄이 쳐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언니 오빠가 친 볼펜 자국위에 다시 색연필로 덧칠을 하면서 팽이와 은행잎을 찾았습니다.  라면 냄비 받침으로도 사용되고, 도배지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불쏘시개가 되기도 했던 생활 필수품 신문. 

대학에 갔을 때는 독재정권이 언론을 탄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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