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11/17
입으로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오감은 돈을 최우선으로 좇고,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사람보다 경제논리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처럼 구역질이 나서 방송을 거의 보지 않습니다. 방송은 방송국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들이 노동자로 참여해 만든다는 것을 인지한 다음부터는 드라마 한 편을 보더라도 신중해집니다. 즐겁게 보고 있는 방송이 누군가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일반적인 비정규직은 약자에 가까운데 임원이나 사외이사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의 권리를 찾고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마치 욕심 많은 이들이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보기도 합니다. 방송국 노동자들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재미난 드라마 제작을 방해하고 즐거운 스포츠 방송을 제대로 시청할 수 없게 만든다며 빈축을 사기도 합니다. 사랑, 우정, 믿음, 정의, 희망을 은유로 표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은 '프리랜서'라는 말로 포장한 노예 취급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지저분한 노동 현장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끔찍했습니다.

‘프리랜서’ PD, 디자이너,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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