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과 죽음의 불평등

김상유 · 변호사
2022/11/09
얼마 전에 가장 친한 친구의 추천으로 '좋은 불평등'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의 요지 중 하나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 임금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사이의 '임금격차'가 아니라 직업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의 격차이고, 노인일 수록 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가 많아, 불평등 문제는 결국 노인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원인은 흔히들 주범으로 생각하는 IMF나 신자유주의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령화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보 진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 노인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홀해 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 눈에도 그렇게 보입니다. 우리는 청년 노동자의 애환에 애달파 합니다. 그러나 노동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소외 현상에는 어쩐지 덜 애달파 합니다. 인간의 사랑이 내리사랑인 것이 세상 이치고, 청춘의 비극이 어르신들의 비극보다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싶다가도, 과연 정책도 인지상정대로만 되어 가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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