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진 · 사회심리학 이론을 덕질하고 있습니다.
2022/05/01
네 그렇습니다. 모두들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설명을 시작하면 모두에게 심드렁한 반응만을 얻는 그 학문분야, 사회심리학입니다. 하지만 세상 일에 걱정과 염려가 많은 사람들마저 사회심리학에 이상하리만치 무관심하다면, 우리는 인간사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 하나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류 심리학계가 혐오를 이야기할 때는, 정서심리학을 중심으로 법심리학, 도덕심리학 등의 여러 응용 분야들에서 정서로서의 '혐오', 더 정확히는 역겨움(disgust)으로 개념화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생리적·가치적인 의미에서 '깨끗한 나' 로부터 '불결한 그것' 을 배제하려는 정서적 작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즉 심리학에서 역겹다는 정서는 단순히 무엇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만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역겨움은 더 나아가 그것의 말살을 추구합니다.

(이쯤에서 한 가지: 온라인에서 사회정치적 이슈에 얽힌 대화를 하실 기회가 있다면, 매사 '역겨운' 이라는 형용사를 빈번히 사용하는 이용자의 심리적 상태를 눈여겨 보세요. 그 사람이 암묵적으로 지키려는 '깨끗한 자신' 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말살하고 싶어하는 '불결한 그것' 이 무엇인지 가늠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주제에 대한 사회심리학의 관점은 기타 여러 주류 심리학계의 관점과는 다소 달라집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정서의 관점에서 혐오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서의 태도(attitude)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따라서 사회심리학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용어들은 주로 고정관념(stereotype), 편견(prejudice), 그리고 차별(discrimination)입니다. 순서대로 늘어놓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정관념: 모든 생각에는 정신적인 역량 내지는 자원이 필요합니다. 복잡 미묘하고 정교하게 생각할수록 그만큼 많은 양의 자원이 들어갑니다. 생각할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때 '저렴한' 생각의 길을 택합니다. 즉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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