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차(2022.6.13~6.17)

안태준
안태준 · 드러머/백혈병생존자/청소년지도사/아빠
2023/03/06
 우리 센터의 입교기간은 일반 학교의 학기와 거의 일치한다. 대략 살펴보면 1년에 총 3번의 장기과정을 받는데 1~2월(1달 과정), 3~7월(4달), 8~12월(4달)과정으로 구분된다. 결코 짧지 않은 16주를 보내는 동안, 보통 빠르면 8주차, 늦어도 10주차부터 아이들이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 아이들은 좀 늦다. 아이들의 조금은 가라앉은 모습들이 오늘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이 상태에서는 이전처럼 무전을 받고 전속력으로 달려야 하는 일들은 많이 줄어들지만 그래도 긴장을 풀순 없다. 사고는 긴장을 푸는 바로 그 순간에 항상 터지기 마련이니까. 
 아침부터 아이들이 축 늘어진다. 그나마 재밌어 하던 프로그램인데도 엎드려 있거나 밖에 내보내달라고 난리다. 나는 회사의 노동조합 업무로 오후 내내 아이들과 함께 있지 못했다. 조합의 일도 물론 중요한 일이긴 한데, 우리팀은 한 명의 공백이 생기면 다른 동료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미안한 마음으로 그 일정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려고 했는데도 꼬박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심지어 이 일정이 오늘 마무리되지 않아서 다음 주에 한 번 더 해야 하는데 그날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꼬박 하루를 다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생각만으로도 피곤하고 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자리이지만, 문제의 빠른 해결과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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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깨지고 다친 마음을 다시 빚고 가마에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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