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알고있다 ㅣ 고 ?
2023/08/24
1. 죽음을 전시하는 식당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얼큰한 해물탕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사당역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한 곳이라 음식 맛은 보장한다는 코멘트도 덧붙였다.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얼큰한 해물탕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사당역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한 곳이라 음식 맛은 보장한다는 코멘트도 덧붙였다.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앉자마자 이리저리 주위를 살피니 무엇보다도 냄비 뚜껑이 눈에 띄었다.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식당은 깨질 위험이 있고 무거워서 잘 사용하지 않는 유리 재질의 냄비 뚜껑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살아있는 낙지 한 마리가 냄비 뚜껑에 빨판을 붙여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수족관 속 물고기를 들여다보듯, 사람들은 유리뚜껑 밑에서 흐느적거리는 낙지를 구경하고 있었다. 종업원은 불을 붙여 가열을 하기 전에 손님에게 냄비 뚜껑을 손으로 꾹 눌러달라고 당부했다. " 손으로 뚜껑을 꽉 누르셔. 낙지 요놈이 힘이 장사여서 뚜껑도 뒤집는다니까.
주저앉은 병든 소도 낙지 먹으면 다음날 벌떡 일어난다고 하잖아요. 저희 가게는 싱싱한 해산물 아니면 취급을 안한다니까. 호호 " 열이 오르자 낙지는 유리뚜껑 밑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비로소 이 가게의 냄비 뚜껑이 투명한 유리로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과정을 전시하는 상업적 전략인 것이다.
2. 옷은 사람을 닮았다
2. 옷은 사람을 닮았다
< 옷 > 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된다. 설핏, " 졸라맨 " 캐릭터 같아서 문자보다는 그림 실력이 형편없는 이가 사람을 그린 낙서처럼 보인다. 절묘하다. 몸에 걸치는 옷이라는 단어가 사람 형상을 닮았으니 우연치고는 기묘하다. 옷을 의미하는 상형문자인 한자 < 衣 > 가 갓 쓰고 도포 입은 사람 모양을 본뜬 글자라는데 이리저리 뜯어봐도...... 아니올시다. 닮은꼴로 보자면 아무래도 한글 < 옷 > 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 비슷하다 " 는 말은 두 개의 대상이 크기, 모양, 상태, 성질 따위가 똑같지는 않으나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 옷 > 이라는 글자와 가장 비슷한말은 의복...
@sohy27 공감하신다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전, 정말 그때 충격을 받았거든요. 유리 뚜껑 안에서 익어가면서 몸부림치는 문어를 보는데 도저히 못 먹겠더라고요. 과연 이게 유난을 떠는 태도일까요 ? 문어가 꽤 똑똑하거든요. 희노애락을 모두 느낍니다.
해물탕집에서 살아있는 낙지를 보는 것이 참 고통이었습니다. 죽음이 전시되는 과정이 아무렇지 않은 회식 분위기...죽음을 전시하면서 싱싱함을 증명하는 잔인함..
공감되는 글을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나철여 감사함돠..
"< 옷 > 이라는 글자와 가장 비슷한 말은 의복이 아니라 사람이다"
&
"숨탄것은 모두 통증을 느낀다"
밑줄 쫙~~~^&^
"< 옷 > 이라는 글자와 가장 비슷한 말은 의복이 아니라 사람이다"
&
"숨탄것은 모두 통증을 느낀다"
밑줄 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