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씁쓸하게 시작한 오월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05/02
  “오늘 너 어린이집 안 가.”
  찡그리고 있던 둘째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진다. 비실비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결국 함박웃음 꽃을 피운다. 아이들도 벌써 휴일을 좋아한다. 친구들이랑 만나 신나게 노는 것도 즐기지만, 편하게 집에서 뒹굴대거나 밖으로 나들이 갈 수 있는 휴일의 달콤함도 아주 잘 알고 있다. 

  듣고 있던 첫째가 묻는다. 
  “엄마 왜 안 가? 나도 안 가?”
  “아니, 아빠도 출근 안 하시는데, 너는 가.”
  “왜 나만 가?”
  이 상황을 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라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날이야. 그래서 아빠도 출근 안 하시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쉬시는 거야.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선생님들은 근로자로 보지 않아서, 학교는 문을 열어.”

  설명을 하면서도 참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학교 선생님도 모두 같은 선생님인데, 왜 학교 선생님은 쉬지 못한단 말인가. 같은 노동자인데 왜 이렇게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단 말인가. 듣고 있던 첫째가 말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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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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