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ybrush
Guybrush 인증된 계정 · 웹소설 씁니다.
2023/02/06
사실 이번 얼룩소의 일명 ‘글값 논란’이 참 아쉬웠습니다. 논란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도 있지만, 정작 글값의 의미에 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얼룩소가 갑자기 글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뿐, 그래서 얼룩소가 그 돈을 왜 쓰는가? 그걸로 정말 뭘 하려는 건가?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이제 얼룩소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조금 넘은 뉴비이지만, 얼룩소가 보상 이외에 꾸준히 강조하는 키워드가 두 가지 보입니다. 바로 맥락과 공론장입니다. 또한 제가 얼룩소의 메인과 라이뷰를 지켜 본 바로는 얼룩소는 글의 사회성과 시의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맥락, 공론장, 사회성, 시의성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제가 생각했을 때, 얼룩소가 그리는 비전을 제 나름대로 상상력을 가미해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제가 얼룩소에 처음 썼던 ‘재벌집 막내아들이 각색으로 망한 이유(이하: 재막아)’를 예로 들겠습니다.

제 첫 글은 얼룩소에서 쓴 글 중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었고, 보상도 가장 컸습니다. 저는 제 경험을 제 페이스북에 올려서 다른 분들에게도 얼룩소에 글을 써보시라고 권했습니다. 이렇게 재막아글이 화제가 되었을 때, 제가 이상적으로 기대한 반응은 이렇습니다.

1. 얼룩소에서 재막아 엔딩 글이 화제라고? 가서 읽어보자.
2. 음, 웹소설과 드라마의 매체 차이 때문에 같은 소재라도 주제를 비틀려고 각색을 시도하다가 엔딩이 꼬였구나. 흥미로운 얘기네.
2-1.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웹소설처럼 날것의 욕망을 드러내면 정말 안 되나? 그건 심의 때문인가? 아니면 정서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2-2. 오히려 드라마는 사람을 재벌을 욕하면서, 동시에 재벌을 흠모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잘 드러낸 측면도 있지 않을까?
2-3. 만약 다른 결말이라면 어땠을까? 가령 진도준이 순양 회장이 되지만, 회장이 된 후 스스로 재벌을 해체한다면? 드라마가 재벌이라는 기업 방식에 의문을 품었다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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