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의료진 인권 침해일까? 환자의 권리일까?

율무선생
율무선생 · 사회는 빛과 그림자의 산물이다
2022/11/13
살면서 수술 한 번 안 받아본 사람이 있을까요? 작거나 큰 수술을 받은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의 경우 주로 찢어지는 상처로 인해 2차례 봉합수술을 받아봤습니다. 
첫 번째로, 어릴때 팬돌이 음료 사달라고 땡깡 부리다가 몸에 균형을 잃고 이마트 카트에 머리를 박고 피가 철철 나서 이마트 직원과 엄마와 함께 근처 병원을 가서 마취도 안 한 상태로 봉합수술을 받았던 것이었고, 두 번째는 택배 봉지를 미술용 칼로 뜯다가 허벅지가 깊이 베여서 외과에서 1시간 넘도록 수술을 받았던 것이었습니다. 

"00씨, 우리나라 의료계가 좋다고 생각해요?"
"00씨는 우리나라 외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뜬금없는 질문이었어요. 저는 그냥 생각하는대로 답했습니다.

"음..미국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보자면 의료비도 싸고 민영화가 안 되어있으니 의료지원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의료진분들이 과로하시지 않나요? 처우가 안 좋단 생각도 들어요."

의사선생님은 잠시 말을 멈추시더니 상처를 드레싱하면서 말을 이어나가셨습니다.

"맞아요. 미국이랑 비교해봤을 때 의료비 지원도 좋고 혜택이 많죠. 그런데 외과는 항상 바닥이에요."

"엥? 외과진료가 왜 바닥이에요?"


"전에 말했던 이국종 교수님이 권역외상센터 확대와 헬기창륙 공간확보처럼 의료진의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제도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원하셨지만, 아마 국가는 외면할겁니다. 우리나라는 외상진료환자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런와중에 환자들 수술이 잘못될 경우 환자 가족들이 소송하거나 CCTV를 보여달라는 둥 의료진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많아요."

이때 당시 2019년도 였습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지난 정부와 더불어 현 정부도 외면한 사회 문제입니다. 결국 일련의 결과로 이국종 교수님은 권역외상센터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흉부외과 교수로 일하고 계십니다. 

의료진이 말 해도 사람들은 모른다
출처: 픽사베이

꽤나 깊은 대화가 되었습니다. 제가 갔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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