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 페미니즘 그리고 보편성: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세간에서는 칸트 철학을 필두로 한 근대적 인식론이 오만한 근대성의 표상이자 답답한 합리주의의 전형처럼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대중적으로 그러할 뿐만 아니라, 탈근대적인 패러다임을 취하는 여러 철학 논문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것, 혹은 그렇게 해석하고 가능성을 탐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미숙하게나마 내가 가진 철학적 견해이다.
물론 칸트가 실제로 논의한 정치적 견해 같은 것들에서 뚜렷한 한계가 보이는 지점은 분명히 많이 있다. 특히 근대의 남성 철학자라는 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여성의 능력을 특정한 방면으로 제한하고 한계를 설정하는 언급들이 많이 보인다. 그것도 단순히 지나가는 사적 견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자못 진지하게 학술적 견해를 전개하기도 하였다. 근대 인식론을 집대성한 칸트에게서부터 (혹은 아마도 그 이전부터), 현대철학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니체에게서까지, 자신들의 철학에서 여성을 부정적으로 위치시키고 한계를 설정하는 태도는 상당히 뿌리깊다. 인종적 편견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금은 그것이 잘못됐다고 다수가 말하지만, 남성중심 사회에서 은연중에 여성을 특수하게 취급하는 것은 여전히 만연해 보인다. 의도적으로 비하하거나 대상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나치게 어렵게, 지나치게 다르게 생각해서 탈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클리셰가 될 정도로 대표적인 것은, 여성의 모든 언행에 어떤 숨겨진 의도 내지는 시그널이 있을거라고 과도하게 전제하는 태도이다. 이것은 여성을 남성과 매우 다른 존재로 고착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또한 이러한 태도는 일부에서 실재하는 그러한 언행과 서로를 강화하여 불신을 재생산하기도 하며, 정작 상황에 따라 그러한 방식이 선택되는 여러가지 이유에 대한 고찰은 중지함으로써 여성을 한번 더 타자화한다.
혹은 특정한 종류의 여성상을 정해 놓고 그것을 과도하게 추앙하는 것에서도, 그렇지 않은 여성을 부정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미인이나 현모양처 등에...
@이민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줄다리기처럼 대립되는 두 요소가 있는데, 다만 그 대립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이 계속 산출되며 변화하고 발전되는것을 (헤겔적인) 변증법의 의미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줄다리기라는 같은 표현을 떠올리셨다니 흥미롭습니다 물리학도로서 역학적(?) 직관을 동원하게 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제가 철학적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아... 견해를 나눌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일단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다만, '줄다리기'라고 표현하신 점에서 저도 '변증법'을 처음 봤을 때 '이거 약간 줄다리기한다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점에서는 제가 올바르게 이해했다는 점에서는 위안을 얻는 것 같습니다.
@이민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줄다리기처럼 대립되는 두 요소가 있는데, 다만 그 대립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이 계속 산출되며 변화하고 발전되는것을 (헤겔적인) 변증법의 의미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줄다리기라는 같은 표현을 떠올리셨다니 흥미롭습니다 물리학도로서 역학적(?) 직관을 동원하게 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ㅎㅎ
제가 철학적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아... 견해를 나눌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일단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다만, '줄다리기'라고 표현하신 점에서 저도 '변증법'을 처음 봤을 때 '이거 약간 줄다리기한다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점에서는 제가 올바르게 이해했다는 점에서는 위안을 얻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