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보류
-책을 꼭 내셔야겠어요?
1인 출판사 사장은 자비 출간을 의뢰하러 온 그녀에게 심각하게 말했다.
그녀는 당황했다.
사전에 이미 여러 번의 메일과 통화로 모든 사항이 정리됐음에도 만나자마자 대뜸 이런 말부터 꺼낸다는 건 어쨌든 일을 맡기겠다는 고객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마치 '그런 글들을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어놓을 가치가 있을까요?'라는 식으로 들려 그녀는 불쾌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게 형편없나요?
-아 저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자칫, 영원히... 그러니까 죽기 전까지 후회하실지도 모른다는 얘깁니다.
그녀는 좀 참기가 힘들었다.
-제 돈으로 제 책을 낸다는데 뭘 후회한다는 거죠?
사장이 빙그레 웃었다.
-인터넷 장의사 아시죠?
-그럼요. 나온 지가 언젠데...
-그럼 뭐가 됐든 온라인 곳곳에 쓰셨던 글들은 어디를 통하더라도 완전히 지워버릴 수 없다는 것도 잘 아시겠네요?
그녀는 자제의 단추 하나를 툭, 풀고 약간 날을 세웠다.
-지금 왜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사장이 그녀가 사 들고 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온라인상의 것들이야 그렇다 치고... 이 책이란 게 말이죠 한 번 세상에 내보내면 다시 거둬들일 수가 없어요. 뭐 그만큼 팔리지도 않겠지만...
그녀의 표정을 본 사장이 얼른 덧붙였다.
-아 거의 모든 책들 말입니다. 갈수록 출판시장이 그렇잖아요? 이걸 자랑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지난달에 의뢰받아서 낸 책이 오늘 인터넷 문고 한 군데에서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랐더군요. 스물 다섯 권이 판매됐는데 책 내용이나 수준으로 봐선 본인이 산 건지 지인들 주문인지는 뭐 제가 알 필요도 없고... 어쨌든 데일리 베스트는 맞죠.
-실례지만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뭐죠? 일을 못 하시겠다는 건가요?
-아, 아닙니다. 저도 이걸로 먹고사는 처진데 그럴 리가 있나요? 게다가 작... 고객님께서는 선주문 후제작이라 주문 안 들어오면 그걸로 끝도 아니고 요즘 같은 때 100부씩이나 찍으시겠다는데 제가 왜 그러겠어요?
-혹시 조건을 바꾸시려는...
나도보류...😝
와~~~
대
단...
"제대로 출간을 해볼까,하는" 그책도 손꼽아 기다려야 하나요~~~^&^
마케팅이 이렇게 어렵네요.
나도보류...😝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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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제대로 출간을 해볼까,하는" 그책도 손꼽아 기다려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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