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4/12
강릉 살 때. 그때도 예외없이 산 불이 극성을 부렸습니다.
한 번은 남편이 출타 중인데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산 불이 번질지도 모르니 대피 준비하라구요. 새벽 3시 였습니다.
놀라서 일어나 앞 베란다로 내다 보니 산 뒤로 보이는 하늘이 온통 싯뻘갰습니다. 뒷베란다에서 내다보니 시내 쪽에선 불길이 훨훨 타오르고 있더군요. 그때 느낀 공포는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대피를 해야한다면 나는 뭘 갖고 나갈까 생각했습니다. 집안을 둘러봤지요. 옷? 티비?....아무것도 갖고 나 갈만한 게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저 너무나 가벼운 저금통장이나 몇 개 안되는 금붙이 정도?  정말 우리가 가진게 너무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떠날 때 결국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게 어렴풋이 실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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