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해보는 고대 이집트 노동자들의 파업 이야기

곽민수
곽민수 인증된 계정 · 모든 길은 이집트로 통합니다.
2023/05/01
* 원래는 <클레오파트라는 과연 흑인인가> 2편을 올려야 하지만, 오늘은 노동절인 만큼 무엇인가 노동자들과 관려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와 관련된 것이죠. <클레오파트라는 과연 흑인인가?> 2편은 이삼일 내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데이르 엘-메디나 유적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룩소르의 서안에는 '데이르 엘-메디나'라는 이름의 마을 유적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던 신왕국 시대 동안에는 '우주적 질서/진리의 장소'라는 뜻의 '세트 마아트'라고 불렸습니다. 이 마을에 살던 이들은 파라오의 무덤을 만드는 작업에 종사하던, 석공, 화가, 목수, 서기 같은 노동자들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무덤을 준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특히 파라오의 무덤을 준비하는 것은 국가적 역량이 투입되는 중대한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는데, 데이르 엘-메디나에 살던 장인들은 바로 그런 프로젝트에 투입되던 인력이었죠. 그들은 이를테면, 국가에서 고용한 기술직 공무원들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을은 신왕국 시대 파라오들의 무덤들이 자리잡고 있는 '왕들의 계곡'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산을 넘어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왕들의 계곡'에 다다들 수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출퇴근 가능한 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은 투트모스 1세 시대(기원전 1504-1492년)에 세워진 이래로 지속적으로 규모가 확대되었습니다. 신왕국 시대 말 가장 규모가 커졌을 때는 마을은 5,600㎡(1700여 평) 가량의 넓이에 70여 채의 가옥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곽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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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고고학자입니다. 역사변동과 의례경관, 그리고 행위수행자들의 경험과 성찰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 더 소중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 가치판단이야 말로 현대인류문명의 최대 업적이라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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