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회전목마-너의 랩

이래빛 · 어떤 작가
2023/06/12
점심에 감자 수제비를 하려고 육수를 만들고 있는데 감자가 두 개밖에 없었다. 그것도 싹 난 감자. 물론 싹을 도려내고 먹어도 상관없지만, 두 개로는 모자랐다. 수제비에는 감자를 듬뿍 넣어야 맛있으니까. 다리 달린 두 짐승은 뭐할까. 아들은 20분 째 랩을 부르느라 정신이 없고, 딸은 잠에 취해 눈곱도 떼지 않은 상태. 육수 올려놓은 불을 최대한 줄이고 동네 외출복 차림으로 식료품 가게가 있는 옆 단지 상가로 갔다. 환갑이 지난 아저씨가 주인인데 제법 맛있는 과일을 파셔서 종종 이용한다. 그래도 더 자주 못가 늘 미안하다. 입구에 담아 놓은 한라봉(보면 못참아)을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아저씨는 식사 중이었다. 
  -감자 있어요?
 아저씨는 대답 대신 검은 봉지에 들어 있는 감자를 챙겨 주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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