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카톡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2/27
작은오빠와 요즘 아주 가끔 카톡을 한다. 내가 먼저 하는 경우는 없다. 작은오빠는 이상하게 내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의논하고 싶어한다. 그는 조현병 환자로 거의 이십년을 살아오고 있고,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의 피해자이고 내 친족성폭력의 가해자이다.

그에게 사과를 받고 화해를 했고 나는 이제 신기하게도 이제 더이상 그를 미워하지 않지만 그래도 좀 어색하다. 그치만 내게 자기가 한 일들을 초등학생 일기처럼 구구절절 써서 띄어쓰기도 안 하고 보내는 그 카톡은 내게 뭔지 모를 안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병 때문에 입퇴원을 반복하느라 친구도 없고 엄마 외에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는 그의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다음카페에는 조현병 환우들과 가족들이 모인 카페가 있다. 거기 들어가서 가끔 글을 읽는다. 그리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117
팔로워 94
팔로잉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