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인생에 햇볕과 바람이 없을 것이라고 서둘러 단정해야 하는가

안치용 인증된 계정 · 작가, 영화평론가, ESG 담당 교수
2024/06/26
  [유서가 쓰고 싶을 때 나는 라면물을 올린다] 

-오 내 친구여! 천재라는 강은 왜 그리 드물게 흐르는 것일까. 그 강이 도도한 물결로 넘실거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놀라게 하고 뒤흔드는 일이 왜 이리 드물어진 것일까? 사랑하는 친구, 그것은 양안에 사는 계산에 밝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미래의 위험을 사전에 막을 줄 아는 이들이 자신들의 정자와 튤립 화단, 그리고 채소밭을 지키기 위해 실기하지 않고 제방과 수로를 만들기 때문이네.     

O meine Freunde! warum der Strom des Genies so selten ausbricht, so selten in hohen Fluten hereinbraust und eure staunende Seele erschüttert? — Liebe Freunde, da wohnen die gelassenen Herren auf beiden Seiten des Ufers, denen ihre Gartenhäuschen, Tulpenbeete und Krautfelder zugrunde gehen würden, die daher in Zeiten mit Dämmen und Ableiten der künftig drohenden Gefahr abzuwehren wissen.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어릴 때는 누구나 혹은 대부분, 한 번쯤 아니면 제법 오랜 기간에 걸쳐 자신이 천재라고, 철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천재든, 수재든, 어려서부터 뛰어난 사람이 있긴 하다. 어린 나이에 발현하는 천재성은 타고난 두뇌와 관련한다. 특출한 기억력이나 탁월한 통찰력을 발휘해 주변을 놀라게 한다.

그러나 어린 날의 천재성이 평생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 수학이나 바둑 같은 예외적인 분야를 빼고는 천재는 땀과 세월의 산물이다. 천재는 염부를 닮았다. 바람과 햇볕에 땀을 더해 천일염을 일구는 염부(鹽夫)처럼 천재는 자신의 머리 안의 염전에서 세월을 조탁한다. 특히 인문학 분야일수록, 더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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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연구소장으로 (사)ESG코리아 철학대표,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ㆍ국제영화비평가연맹 회원이고,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약 40권의 저역서가 있다.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전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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