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이성, 통념을 넘어

교실밖
교실밖 · 읽고 쓰고 걷는 사람
2024/02/14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개념인 감정과 이성은 자주 흥미롭게 대비된다. 둘 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비교될 때도 있고 어느 하나가 긍정적인데 다른 하나는 부정적일 때도 있다. 가령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말은 다정다감한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분위기에 쉽게 편승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이성적이라는 말 역시 긍정적으로는 '차분하다'라는 뜻을 내포하지만 부정적으로는 '냉정하다'라고 해석된다. 

당신은 감정적인가, 이성적인가라고 묻는 것은 좋은 질문은 아니다. 감정과 이성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양 측면일 뿐,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어느 한쪽이 상대적으로 더 노출될 뿐이다. 타자의 의견이나 주장에 귀 기울여 나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공감'이라 한다. 공감에도 감정적 공감과 이성적 공감이 있다. 물론 사람은 양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이 강하게 혹은 약하게 나타난다.  

흔히 하는 말 중에 "내가 기대한 것은 분석이 아니라 그냥 공감한다는 말 한마디였어."와 같은 것이 있다. 감정과 정서를 앞세운 상황이다.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그냥 들어주는 것"이다. 말하다 보니 풀렸다는 것이 바로 이 경우다. 여기서 한 가지. 그냥 듣는 것과 이해를 동반한 청취는 다르다. 그냥 듣는  단계는 감정적 공감을 위한 첫 단계이다. 화자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그래, 그랬구나"를 반복하면서 맞장구를 쳐주면 된다. 누구든 약간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다. 인간 심리의 양 측면 중 먼저 작동하는 것이 감정이기 때문이다. 뇌에서도 이 정서 영역이 먼저 활성화한다니 말이다. 

이해를 동반한 공감을 위해서는 이성이 작동해야 한다. 배가 고프다는 상대의 말을 듣고, '배가 고프구나. 나도 그런 것 같네.'까지는 감정이 반응한다. 한편 이 말을 듣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교육을 고민한다. 몇 권의 책을 썼다.
48
팔로워 51
팔로잉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