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인간만 없으면 돼> :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10대들의 목소리

신승아
신승아 · 삐딱하고 멜랑콜리한 지구별 시민
2023/11/29

지구는 신비로운 행성이다. 지구의 자전으로 밤낮이 순환하고 해와 달이 뜨고 진다. 지구가 공전하며 계절이 바뀌고 별자리가 이동한다. 지구의 경이로움은 끝이 없다. 숲은 바람, 빗방울, 야생 동물, 꽃과 나무들이 화음을 맞춰 자연의 선율을 노래하고, 섬은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가며 지친 생명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하지만 인간의 발길이 자연을 침범하는 순간, 지구의 균형은 무너져버린다. 아름다운 풍경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된다. 동식물들의 터전 위에 숙박 시설, 맛집 등 대규모 관광 시설이 지어지고, 푸른 바다는 쓰레기 더미로 물결친다.

오직 인간 동물들의 편의를 위해 ‘난개발’을 일삼은 결과, 기후위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파란 하늘은 미세먼지로 가득 덮인 회색빛 하늘이 되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500년 이상 썩지 않는 것으로도 모자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 몸에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쌓여 가지만, 이를 막을 방도는 없다. 기후위기로 인한 기후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30년 동안 전 세계 인구 중 최상류층 1%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보다 2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지만, 그 피해는 오롯이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곳곳이 물에 잠겨 수도 이전을 고려하고 있으며, 서아프리카의 사헬 지역은 가뭄으로 초원과 농토가 망가지면서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기후난민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데도 세계는 변화할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내일 따윈 미뤄둔 채 지하수를 펑펑 써댄다.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5위에 달한다. 한데 정부는 2010년에 세운 ‘202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일언반구도 없이 정책을 폐지했다. 대대적인 에너지 전환을 감행해도 모자랄 판에 한국전력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석탄 발전소 짓는 일을 전폭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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