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에 매몰되지 않는 것의 중요함에 대하여
임용 후 처음 강의한 과목은 재료역학이었다. 중요한 내용은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고, 디테일은 강의를 진행하면서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막상 강의를 시작하니 막히는 부분이 꽤 있었다. 이론을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이론의 결과만 알면 되지만, 강의에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어떻게 일반화를 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20년 전에 들었던 과목인데 이런 세부사항들이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결국 한 주 준비하고 한 주 강의하는 쪽대본 드라마 같은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학기의 절반 쯤 지났을 때였을 거다. 갑자기 현타가 왔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렇게...
그렇게 학기의 절반 쯤 지났을 때였을 거다. 갑자기 현타가 왔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