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에 매몰되지 않는 것의 중요함에 대하여

게으른 · 저는 게으릅니다.
2023/12/25
임용 후 처음 강의한 과목은 재료역학이었다. 중요한 내용은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고, 디테일은 강의를 진행하면서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막상 강의를 시작하니 막히는 부분이 꽤 있었다. 이론을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이론의 결과만 알면 되지만, 강의에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어떻게 일반화를 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20년 전에 들었던 과목인데 이런 세부사항들이 기억이 날 리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결국 한 주 준비하고 한 주 강의하는 쪽대본 드라마 같은 상황이 되었다.

그렇게 학기의 절반 쯤 지났을 때였을 거다. 갑자기 현타가 왔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이렇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최선을 다해 게으릅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는 게으르고 싶어도 부지런하게 됩니다. 공부를 좋아합니다. 가르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가르치는 것이 꿈입니다.
9
팔로워 15
팔로잉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