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2021제44회이상문학상작품집] 21년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들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4/05/08
2021. 이승우 등. 44회이상문학상작품집.

1. 이승우

<마음의 부력>

연극 등을 하며 집도 없고 결혼도 못한 형이 어느 날 세상을 뜬다. 그 형은 언제나 반듯한 동생에게 미안해 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어머니가 동생 아내에게 전화해 돈 얘기를 꺼내면서부터다. 아내는 자기 몰래 어머니에게 돈 준 거 있냐고 물었고, 동생은 그런 적 없다면서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알고 보니 어머니가 형과 동생을 헷갈려 발생한 문제였다. 어머니는 돈을 꿔달라는 형에게 꿔주지 못한 마음의 짐이 있었다. 그 짐이 동생에게 옮겨간 것이었다. 이후로도 어머니는 동생을 형으로 오해한다. 이는 치매를 의심케한다. 전화를 받으면서 식은 땀이 흐르는 동생은 형을 연기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이승우.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란다. 한국 소설가들이 으레 그렇듯 문장이 참 좋다. 이승우 작가는 그보다 더 좋은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 짜임새도 좋다. 그의 자선 대표작 <부재 증명>을 읽으며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문학상에선 흔히 그렇듯 대상작보다 대상자의 자선작이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

야곱의 일화가 등장한다. 야곱과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는 에서를 속여 상속권을 야곱에게 전한다. 아들 편애에 관한 이야기인데, 동생은 혹시 자신이 편애를 받은지에 대해 고민한다. 거기에 죄책감을 느낀다. 야곱과 어머니 리브가 역시 비슷한 죄책감이 들지 않았을까 하는 게 작가의 새로운 해석. 형이 “너는 어머니 마음 구겨지게 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동생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마음의 부력'은 무슨 뜻일까? 거칠게 말하면 세상 일이란 게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편애를 받는 이도 마음이 불편하긴 매한가지라는 소리다. 마음의 부력은 편애를 받은 혹은 받았다고 믿는 동생에게 떠오른 마음의 짐으로 볼 수 있을 법하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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