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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9
봄의 플레이리스트엔 한 곡만이 들어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지 지난해에도 아마도 그전 해에도 꽃샘 추위가 시작되고 벚꽃이 피고 목련이 피고 이팝나무가 필 때까지 이 곡 만을 들었건 것 같습니다. 지겨울 겨를이 없는 리듬이었고 가사였으며 음색이었죠.
오늘 오래된 나무 선반 위에 과자를 다 먹고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동그란 양철통 속의 종이 먼지가 쌓인 편지들 속에 오래전 녹음 되었던 봄의 유품 하나를 꺼내 봅니다.
비닐에 싸여있던 원형의 검은 디스크를 조심히 꺼내 듭니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듣고 닦아낸 결 위로 쌓인 먼지를 천으로 닦아냅니다. 작은 원반 위에 디스크를 내려놓습니다. 꽃씨처럼 원반 위를 디스크가 돌기 시작합니다. 지정된 속도로 돌며 햇살 같은 윤기를 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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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아픈 손가락이 아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섭섭함이란 연료를 충분히 다 태울 때까지~😉
마음속 아픈 손가락이 아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섭섭함이란 연료를 충분히 다 태울 때까지~😉